04-04 美 노인 사회보장문제 고민
오는 8월 14일은 미국의 사회보장법이 시행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혜택을 주고자 마련된 이 프로그램의 자금조달과정은 간단하다. 근로자가 일을 하면서 사회보장세를 납부하고, 퇴직하거나 불구자가 되면 매달 일정액을 받는 것이다. 근로자가 사망하면 직계 가족이 유가족 수당을 받을 수도 있다. 올해에는 적어도 4800만명의 미국 국민이 5090억달러에 해당하는 사회보장 혜택을 받게 된다.
1929년 미 증권시장 붕괴로 수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1만개 이상의 은행이 문을 닫았다. 실업률은 25%를 넘었고 200만명 이상의 성인 남성이 목적지 없이 전국을 떠돌면서 미국은 대공황을 겪게 됐다. 1934년 6월 8일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해 8월 14일 사회보장법안에 서명했다.
70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다시 사회보장 개혁의 필요성을 주제로 떠들썩한데 이유는 이렇다. 70년 전의 인간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해 65세에 퇴직한 근로자는 12년반 정도를 더 살았지만 지금은 17년반 이상을 더 살 수 있다. 출생률 감소도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근로자 3.3명이 사회보장 수혜자 1명을 책임지게 되는데, 2031년에는 근로자 2명이 수혜자 1명을 맡아야 한다. 더욱이 2018년에는 거둬들이는 사회보장세보다 수혜자에게 지급하는 액수가 더 많아진다. 이런 추세라면 2042년에는 수혜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73%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미국의 65세 이상 노령층 10명 중 9명이 사회보장혜택을 받고 있다. 사회보장혜택은 이들 노령층 소득의 39%를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22%는 사회보장혜택이 유일한 소득 원천이다.
올해 기준으로 약 3300만명이 매달 평균 955달러의 퇴직수당을 받고 있고, 800만명이 매달 평균 894달러의 장애인 수당을, 670만명이 매달 평균 920달러의 유가족 수당을 받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미국 내 재정에 끼치는 부담은 엄청난 것이다.
근로자들이 사회보장 혜택을 받으려면 사회보장번호가 있어야 하고 소득이 보고돼야 한다. 적어도 매년 4크레딧을 쌓아야 한다. 크레딧 하나를 얻으려면 올해 기준으로 적어도 920달러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한국인이 처음 미국에 정착했을 때는 사회보장제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제대로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인의 세금보고를 도와준 회계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지금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고령인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사회보장개혁에 관한 토론이 활발하다. 2003년에 통과돼 2006년부터 시행될 메디케어(노인의료보장) 처방약 교육이 빈번함에도 한인사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회보장국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어 처방약 보조금 신청서를 5월부터 발부하게 되고, 나는 전국 단체들을 통한 캠페인을 담당하게 돼 쉴 틈 없이 바쁘다. 사회보장국은 전국에서 6만개가 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나는 한국어 안내문과 포스터도 준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최향남 美 연방사회보장국 공보관
2005-04-07 16:11: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