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3 미네소타주 의협의 노화공식
노화의 공식
미네소타주 의학협회는 '노인'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①늙었다고 느낀다.
②배울 만큼 배웠다고 느낀다.
③''이 나이에 그깟 일은 뭐하려고 해!''라고 말하곤 한다.
④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느낀다.
⑤젊은이들의 활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⑥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
⑦'좋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미국에선 꽤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밴 크로치의 '아무 것도 못가진 것이 기회가 된다'(원제 'Winning 101'.큰나무)에 실린 글이다. 해당사항이 많을수록 노화가 진전된 것이라고 한다.
과학적 검증이 끝난 이론인지는 모르겠다. 망년회에서 만난 의사 친구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미국이라면 '촛불'부터 꺼내드는 요즘 분위기엔 이 같은 '노화의 공식'이 남의 나라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다시 읽어보면, 그럴 듯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난 한 달간 무수한 감정의 기복을 겪었을 이땅의 중.장년들의 느낌이 남다를 법하다.
2030이니, 4050이니 하는 숫자놀음으로 요약되는 지난번 대통령선거도 이 같은 노화의 공식을 대입하면 쉽게 풀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명망가들의 몰락'으로 규정했다.
남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가 지적한 명망가들일수록 이 공식을 보면 뜨끔해할 것이다. 패배한 46% 유권자 가운데 결코 적지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잊지말지어다! 지금 승리의 환희에 젖어 있는 사람들 역시 이런 공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이 공식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희망'이다. 크로치는 ''세월에 쫓겨 정신없이 사는 동안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일수록 빨리 늙는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이 나이에 내가…''를 앞세우며, 젊은이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실패의 순간까지 '좋았던 지난날'에 집착한다.
2002년의 마지막 날, 덧없이 한살을 보태지 않기 위해서라도 희망을 되살리길 권한다. 은퇴 후에 오히려 존경받는 삶을 살며 올해 노벨상까지 수상한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저서 '나이드는 것의 미덕'(이끌리오)은 이런 구절로 끝을 맺는다.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중앙일보 2002-12-31 손병수 중앙일보 포브스 대표 sohnbs@joongang.co.kr)
2003-01-03 09:58:45

